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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원태
더듬어 섣달그믐으로 만나다
2023. 01. 05 - 2023. 0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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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륜동 대나무78 132.5x162cm, 한지에 수묵, 2022

​늦가을 따뜻한 날들로 동면 준비하던 꽃망울이 터졌다.
쌓여있는 시간더미 속에서 플라스틱 화분 위 제 무덤같은 영원을 찾는다. 햇살들지 않은 통유리에 비친 서늘한 달빛만 블라인드 사이로 댓잎 모양따라 흘러내리고 녹아 흩날리는 눈비를 맞으며 벗어놓은 대나무 가지에 먹을 찍어 입김을 불어 넣는다. 뿌연 하늘이 물든 댓잎을 마스크로 구석구석 닦는다.

일주일을 약에 취해 먹향에 취해 흔들리더니 묵죽은 어디서 나고 어디로 흔들리는가 스스로 뱉은 말을 주워 담지 못하면서 내 마음 속 대나무 시듦은 누구를 탓하랴 찬바람
피해 숨은 곳에서도 대나무 그림자는 길게 드러난다. 달빛에 눈썹을 세듯 떨어진 댓잎을 헤아려 본다. 잊었던 기억들이 찾아오는 시절에 지난 나의 대나무는 어디서고 잘 지내는지 옛 친구를 다시 소개하며 새로운 벗을 마음에 심는다. -안원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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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륜동 대나무 132.5x162cm, 한지에 수,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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